초심

9월의 첫 날. 카페에 커피와 쿠키를두고 앉아있다. 전 룸메이트와 친구들이 개를 데리고 들어온다. 옆 자리 남학생이 곁눈질을한다. 친구가 한국에서 중부로 돌아오는 길에 시애틀을 경유한다고한다. 1152시, 소소하고 느긋한 토요일의 아침이다. 

아침이 그러하듯 새 해가 그러하듯 월요일이 그러하듯, 새로운 다짐들, 무엇인가를 새로이 시작한다는 것은 상당히 유쾌하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은 분리 될 수 없더라. 하지만 오늘을 어제의 연장선으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어제는 너무나 불합리하고 더럽고 추악하고 어렵고 힘들었으니 어제는 오늘과 무관히 별개인 존재로 잊고 싶다. 어찌 되었건, 오늘은 오늘이고 오늘은 9월의 첫 날이다. 새 것이고 깨끗하고 완벽한 새로운 달이다. 

근래 에버노트로 기록을 남긴다. 일기라기보다 하루의 진행 상황, 나의 하루에 담겨있는 것들 하나하나를 기록한다. 더불어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의 메세지 또한 남긴다. 분명 어젯 밤 내가 남긴 글인데 다음 날 아침에 발견하면 반갑고 고맙고 즐겁다. 자신에게 주는 매일의 선물. 

오후에는 속옷 쇼핑을 가야겠다. 


guess what? you're not tired! 

마켓에서 antipasto 코너에서 주방장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며 치즈를 먹어보고 골랐다. 친절하고 배에 인심이 두둑하신 주방장. 재미있었다. 몇 종류 치즈들과 몇 종류의 크래커, 올리브와 antipasto 거리들, 요거트와 바게트를 사들고 집으로 향했다. 자전거를타고 집에 가는 길에 언덕을 덜컹하지 음식들이 가득하던 종이 봉지가 찢어졌다. 녀석들을 주섬주섬 들고 자전거를 손으로 이끌며 집으로 도착. 집 가까이서 튿어져 다행이다. 이번 달 액땜한 기분. 샤워를하고 부엌을 얼추 정리하고 저녁을 먹는다. 배가 부르니 피곤피곤. instagram 을 보던 중 눈에 띄는 글귀 "guess what? you're not tired!" 상당히 refreshing 한 문구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피곤하다'라는 생각을 하는지. 하지만 피곤하지 않음을, 기운 낼 수 있음을 기억하자 :) 무튼 이렇게 저렇게 카페에 도착. 매일 오는 카페인지라 매일오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이제 눈에 익는다. 그제 본 귀요미가 앞자리에 앉는다. 하지만 트레이닝 바지를 입으신 귀요미 .. 깬다. 하지만 나도 오늘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나왔음을 하하. 이 동네가 점점 굉장히 편안해지고 있다, 휘유. 트레이닝복이 편하기는 편하구나 하하. Zen tea 한 잔 마시며 마음도 몸도 편안한 오후를 보내고있다, 행복한 주말. 


특별히 만나고 싶지 않은 친구를 만났다. 만남은 생각만큼 이상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았지만 여전히 무엇인가 응어리가 남아 걸림돌이 된다. 오랜 시간을 앉아있지 못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언젠가는 이야기하고 싶은 기회가 있겠지. 시간이 지나면 편안해지겠지. 이 모든 것이 과정이고 특별히 어렵지 않고 대수롭지 않음을 기억하며, 하루를 오늘의 해프닝을 넘긴다. 


얼추 공부 마무리하구 집가서 쉬어야지 하하. 

새로운 달, 9 월. 역시나 시작은 행복하고 완벽하다.


it takes time to heal, but won't take forever 

몇 일 전의 실수가 천천히 heal 치유 되고있다. 한 숨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상쾌하고 말끔 할 수는 없지만 이틀 삼일, 일주일 이주일 천천히 언젠가는 완전한 치유가온다. 햇빛이 따듯하고 카페에 여유로운 사람들이 많으며 편안하고 완벽한 일요일의 오후. 오랜만에 Talib Kweli 를 들으며 쿵덕쿵덕 신이 났다. :) smile lots, be happy, love.


연애하구싶다, 귀요미랑.


leave records of everything nice, and nothing else.

창준에게 피곤하다 징징대니, 기운내라며,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는 없다며, 한국과 미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학원과 집에 대해 이야기하고, 원하는 것 살고싶은 곳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사랑 귀요미 동생 덕분에 기운이 쑥쑥난다. 오늘은 좀 어떠냐며 먼저 문자가왔다, 상큼이. 겨울방학동안 무엇을 할지 이야기 나눈다. 녀석과 보내고 싶은데, 즐거운 겨울을 만들고싶다. 좋은 것만 기록에 남기고 좋지 않은 기록은 남기지 않을테야, 내가 쓰는 나의 일기 나의 기록, 극의 긍정으로 편협하게 남길테야! 

친구들이 떠난 이 도시는, 이 나라는 크게만 텅 비게만 느껴진다. 오늘 혼자 있고 싶지 않았지만 혼자있게 되었다. 기분은 좋다. 맛있는 브런치를 사먹구 편안한 마음으로 카페에 앉아있다. 나와 더불어 매일 오는 다른 카페 everyday goer 들이 편안한 자세로 앉아있는 것이 보인다. 종종 너무 추워서 자주 집에가는데 오늘은 종일 앉아있을 예정이다. 옷도 다섯겹이나 입고왔다 크하하! 아프던 내 자신을 응원하고 추운 나에게 옷을 입혀주고 웃음을 선물하는 내가 나는 웃기다 좋다 하하. 윤영 기운내 괜찮아 괜찮아 잘 지내고있어! 



오랜만에 듣는 힙 to the hip, 쿵덕쿵덕 너무 좋다 탈립콸리. 모든 앨범이 모든 곡이 좋다, 이 따위 어메이징함은 어디에서 나오는거지 .. 이야 말로 대 to the 박. 


카페 옆테이블 녀석 귀엽다. 자리도 얼마 없는 자리에 앉겠다구 들어와 앉더니 facebook 한참 보더니 online dating site 뚫어져라 보고있다 모니터에 흡수될 듯 크크. San Francisco 사는 친구가 Seattle 왔다고 문자가왔다, 내일 간단다 하하. 모든 사람들이 귀여운걸보니 내 기분이 좋구마잉 하하. 브런치가 소화되는지 출출하다 1544시. 


요즘 tv show 들을 몇가지 보는데 재미있다. 웃음을 주는데 어떻게 싫겠는가 하하.

do not hold a grudge. always be honest.


잠이 오지 않아 약을 먹는데 효과가 상당히 좋다. 잠을 푸욱 늦은 오전까지 깨지 않고 자는 것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하지만 상쾌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 약에 면역력이 생길까 걱정되는 와중 SNS 에 약을 먹는다고 올리니 면역력과 더불어 기억력손실을 우려하신다. 면역력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지만 기억력 .. 결코 낭비하고싶지 않은 소홀 할 수 없는 asset 이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뇌. 먹지 말아야겠다 약, 오늘부터 먹지 않겠다 약. 나의 몸을 뇌를 소중히 다루자 아끼자. 


labor day 로 닫았던 gym 이 3일만에 문을 열어 운동을 갔다. 역시나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 물을 마시고 시작한 운동, 왜인지 속이 불편한 것이 모든 것은 나의 업보이다. process of healing 시간이 필요 할 것이다. 몸을 함부로 다룬만큼 불편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지금까지 건강히 버티어 준 것이 오히려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앞으로는 더이상 아플 수 없다, 체력적으로 소진되어 바닥을 기고있는 지금이다. 여기서 이 이상으로 아플 수는 없는 것, 나의 몸을 마음을 건강을 정신을 사랑해주고 위해주어야한다. 고마운 나, 잘 지내는 나, 고마운 사람들에게 고맙다 표현하듯, 나에게도 고마움을 소중함을 표현하며 실천하자. 건강하자, 이제는 제발.


매일 오는 카페, 하루 중 대여섯시간은 여기 앉아 보낸다. 매일 오는 멤버들이 이제 눈에 익는다. 그 중 한 분은 40 대 중반의 작은 안경을 낀 동양여자. 맥 에어와 음식을 잔뜩 챙겨와서 앉아 종일 스크린을 쳐다보며 음식을 먹으며 전화통화를하며 여기에 산다. 언젠가 나에게 말을 걸어 본인은 약사라고 이야기하였따. 그 후로 매일 만나는 우리는 눈인사를 나눈다. 그녀는 몸집이 작으며 발음이 정확하고 자신의 직업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생활을하는 모습이 나쁘지 않지만 그녀를보며, 나는 저렇게 나이들고싶지 않다,는 생각이든다. 그녀는 움직임이 빠르고 분명 혼자 생활 할 것이라는 확신이든다. 혼자 지내는 싱글들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나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는 혼자이고 싶지 않다, 결혼할래 두 낳구. 베이비 윤영 뭐 이런거. 카페 6시간째 앉아있는 중. 옆자리 동양여자분 나보다 이르게 오셨데 아직도 계시다. 컴퓨터로 online dating 사이트 탐방하시더니 신용카드를 꺼내시어 무언가 결제를하시더니 여전히 사이트를 열심히 들여다보신다 .. 마음이 좀 한 숨 길게 휘유, 안타깝다. 


성공은 지금이라는 구혜선의 인터뷰를 보았다. 어떠한 목적지가 아닌 하루하루의 상태. 공감한다, 어디를 가는지가 아닌 어떻게 가는지가 중요하다. 여행을 떠나고싶은 9월이다. 졸업이 다가온다, 남은 과정을 보람되게 아름답게 지낼 것이다 :) smile, be happy, love, enjoy every day. 요즘 상당히 규칙적인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하다. 매일가는 운동도 즐겁고 윗몸일으키기의 갯수도 늘고있고 갈 길은 멀지만 온 길도 제법이다. 행복하다 매일 종일 every single day all day long. 이 완벽한 9월의 첫 주라는 '시작'에 서서, 행복함을 안고지내는 요즘, 툭 치면 울 것 같으나 눈물이 흐르지는 않는다. 무어지 이 어중간함은 .. 무관히 행복하게 웃을 수 있따 :) 








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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