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고등학교 시절의 헛소리가 생각난다. 당시 친구들에게 만큼 엄마에게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황당 할 듯 했던 대화 주제는 '종교.' 종교는 기준을 정해주어 편리하지만, 확신이 없기 때문에 도피의 비겁함이라고 주장했다. 엄마는 늘 나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곤, 조곤조곤 설명해주었다, 너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 할 수 있으나, 네가 모르는 것이 많으며, 아직 시간과 배움의 기회는 많으니 마음을 닫지만은 말라고. 음, 사실 엄마는 이렇게 얘기하지는 않았다. 엄마가 뭐라 했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으나, 당시 당돌했던 나에게도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었던 대답을 해주었다.
엄마와 아빠, 이제 각자 반 세기를 산 사람들이 되었다. 그 동안 얼만큼의 행복과 시련이 있었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 왠지 나의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나의 새로운 당돌함으로 짐작해본다. 아, 나는 늘 너무나 당돌하다. 무어가 그리 당당한지, 늘 똑바로, 곧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제작년, 누군가 나에게 '모든 것을 안다는 얼굴을 하고있네요'라고 하였다.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여 전혀 부끄럽지가 않다. 당당함과 자만함의 사이에는 분명 경계가 있을 터인데, 그것을 아직 잡지 못하는 듯 하다. 역시나 어리고 황당한 나의 모습.
물론 아직 시간은 많다. 내가 그것을 깨치지 못할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이해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혹이나 다른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다. 지금껏 나의 잘난 자신감에, 너무나 괜찮다는 듯이 상처를 준 이들이 있기에, 돌아보며 미안해지기도한다. 하루에 1mm라도 나아 질 수 있는 사람이고 싶은데, 몇 년 전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의 모습, 얼만큼 걸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엄마가되어, 당찬 나의 아이를 마주했을때, 나는 무어라 대답 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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