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bara vidal
요즘 .. 참으로 '참으로' 행복하다. 더 이상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다, zero. 머리 위에 지붕이있고 초를 켜 얹혀 둘 선반도 있고, 발걸음 닿는 곳에 공부를 할 수 있는 쾌적하고 조용한 도서관이있고, 강의를 해주시는 교수님이 있고, 나를 위로하고 지지하는 부모님이 계시고, 마음만 먹으면 제법 쉽게 닿는 곳에 동생이있고, 쓰러지면 닿는 거리에 친구들이 있고, 매일 해도 뜨고 달도 뜨고 바람도 불어주고, 무려 이따금 비도 떨어진다 .. 블로그에 글을 쓸 수도 있고, 책에 얹혀있는 글을 읽을 수도 있고, 흐르는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창 밖을 보는 여유도 주어졌다. 룸메이트들이 해가 지기 전에 들어오고, 길을 건너면 채식 머핀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방바닥에 요가매트를 깔았더니 시도 때도 없이 스트레칭을 해도되고, 전기장판은 버튼 하나로 금새 따듯함을 준다. 길거리에는 매일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아직은 봄이지만 나의 옷장은 여름을 맞을 준비를 마쳣다.
건강도 편안하고 공부도 즐겁다. 유학생활은 지긋지긋하기도하지만 어느 새 익숙하여 벗어던지기 쉽지 않다. 가족이 그립지만 전화기가 있고 이메일이 있고 비행기가 있다. 부모님이 자판으로 두들겨 보내주신 이메일들을 읽고 있자면 우리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만은 않게, 그리 중요치 않게 느껴진다.
솔직히 근래 게으르지만 마음이 편안하니 좋다. 첫째는 잠이 길어졌고 둘째는 운동이 사라졌다. 하지만 부지런함은 천천히 찾으면 된다는 마음이 든다. 잠이 길어지는 현상은 오히려 반갑다. 불편한 마음으로 불면을 몇 년동안 살았는가. 마음 편안히 잠 잘 수 있는 근래 나의 모습이 새삼스럽고 감사하고 그저 좋다. 물론 사회는 이러한 생활을 낭비라 할 것이고, 시간낭비 돈낭비를 헛되다 하지만 편안한 마음에 대한 값이라면 그 무엇이 낭비이랴. 참으로 모든 것이 적절한, 그 어렵다는 적절함을 지내고 있는 느낌이다. 이 따위 생활의 균형이, 바로 그 바로 행복, 이다. 이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바라지도 필요치도 않다. 여기에 계속 살을래 이렇게 편안하게 이렇게 ..
내가 더 좋아한다는 것, 내가 더 생각하고 아끼고 각별히 여긴다는 것이 그렇게도 아픈 것인가. 쓰릴만큼 쓰리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 않는가. 하기야 사람이 아픈만큼 일부만큼이라도 표현하려 성기도 하겠지. 나는 모르겠다, 불편 슬프 답답 답이 없다, 어떡하지라는 생각 가득, 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해야하는 일은 없지. 시간이 지날 수록 무뎌지고 미화되는 기억은 추억이지만 과장되고 골이 깊어지는 기억은 악하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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