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극히 갈리는 이 영화, 난 80점. 

세 시간이라는 시공을 한 배경에서 채워 먹는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 인정. 한 공간에 구겨 갇혀 사람 대열 명 모아놓고 한 극에서 다른 극으로 오가는 그림, 심지어 집중도도 높았다. 격히 웃긴 대사하며 훌륭한 연기따위는 볼거리. 딱히 뭐 없는 비주얼은 현실묘사의 구실정도만 한다.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사람들인데 제각 원하는 것이 다르고 공유라는 것은 서로에 대한 혐과 의심. 죽음이 무섭지 않은 시대이지만 분명 변해가는 시대이다. 같은 죽음이어도 정당성이 가려진다는 따위의 철학을 논하고, 더럽혀질 손이지만 이유를 부여하겠다는 목적으로 모욕과 수치를 쏟는다. 

흑백 사이에 흐르는 적대감이 어쩌면 최고에 닿았을 이 시대의 모습은 정말 이러했을까, 평시 생각지도 못 했을 시대를 기억하게한다. 링컨의 편지따위로, 그것 만으로, 삶의 질을 조작 할 수 있었다는, 너는 나의 삶을 모른다 말하는 잭슨. 내가 시키는 것을 모두 다하였는데도 네 아들은 천조가리를 바라다 죽었다며 숨넘겨 웃는 그 모습에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 나는 모르지만 누군가는 겪었을, 그리고 겪고 있을, 희멀거진 어느 날의 역사. 

하지만 역사의 그림과는 다른 화면의 모습, 결국 마지막 웃는자는 역사를 역하면서도 반영한다. 다수의 백인 속에서 멸시당하던 유일한 흑인은 결국 목숨을 끝까지 끌어간다. 그것이 승리인지는 모르겠다, 이 더러운 구덩이에서 먼저 죽은 미니가 승자일지도. 

번잡하고 흐지부지한 메세지의 완벽치만은 않은 연출. 그래도 웃겼으니 난 좋음. 

그나저나 혼자 연기 다 해드시는 잭슨님, 그 까만 피부에 흰 눈동자 굴려가며 얼굴 근육 하나하나 치열하다, 감탄. 





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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