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연극을 보았다네. 청주에 공연이 많지는 않지만 여름마다 들리면 하나씩은 볼 수 있는 듯. 작년에는 성안길 '씨에터 제이'에서 보았는데 이번은 수곡동 '문화공간 새벽' (위치: 수곡 중학교 버스터미널 바로 뒤..). 인터넷으로 예매하여 갔는데 티켓값이 상당히 저렴. 아직까지는 청주의 소극장이 많이 활성화 된 것 같지는 않아 조금 아쉽다. 소극장 문화만 발달되어도 청주지역에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 훨씬 많아질텐데. 특별히 영화 이외에는 문화공간이 예술의 전당 정도 .. 간간히 축제들이 있지만 연극과 문화적 가치를 비할 수는 없는 듯 싶다. 극 내용은 한국전쟁 중심 - 올 해가 한국전쟁 61년 이라고한다. 가장 인상깊이 남은 것은 배우분들이 상당히 능숙하셨다는 것.. 몸에 익은 동선들이 연습을 많이 하신 것 같다 , 혹은 굉장한 배우분들이시거나..하하 멋졌다. 추천 !


귀동아 방귀동아
예술공장 두레 기획

시작은 상당히 즐겁다 - 우리나라의 흥과 춤으로 농민의 삶을 표현. 해방 등 배경 설명이 어느정도 되고 보도연맹에 내용은 집중된다. 공산주의를 허용하는 너그러운 듯한 태도로 명단은 작성되고 , 쌀을 얻기위해 소작 농민들은 국민보도연맹에 가입. 결과적으로 정치 혹은 운동과 관계 없는 - 오히려 관여하고 싶지 않아하는 농민들을 반 강제적으로 가입시킨 것. 6 25 전쟁이 터지자 공산주의에 힘이 될만한 세력을 처리한다는 차원으로 이들을 학살. 주의 깊게 읽을 내용은 " 이때의 학살에 대한 실상은 공개된 것이 없으며 지금까지도 정확한 해명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극의 내용은 이렇게 전반적으로 평범하고 무고한 농민들의 전쟁이라는 사회적 움직임 속에서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그들만의 행복 기준 , 슬픔 아픔 , 억울함이 표현된 것 같다. 흥겹게 시작했고, 무서웠고 결말은 비통했던 작품이였다. 특히나 가족과 남편을 잃은 아내의 울음소리가 지금도 기억속에서 울린다..
처음 가 본 '문화공간 새벽'. 지하이지만 벽화가 그려져있고 불도 밝아 극장의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음. 성안길 '씨에터 제이'가 보다 새로 지은 곳이여서 깔끔하지만 비교적 깔끔함. 계단을 내려가는 길에 사진 등을 배치 - 세심한 노력이 보인다. 에어콘 옆에 앉았는데도 공연동안 춥지 않았음. 매우 기본적인 조명을 사용하는 것 같다. 노랑 파랑 초롣 등 뚜렷한 색과, 관객을 극 중으로 포함하는 장면에서 관객에게 조명을 비추는 등 일반적/실용적인 조명의 사용. 이따금씩 조명이 미세히 깜박.. 정도는 아니지만 흔들렸는데 의도적인 것인지 조명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공간을 참 알뜰히 활용. 특별한 소품 없이도 모든 것이 표현 가능하다. 무대 위 배경드랍은 나무 숲, 소품은 흰 천들이 묶여 걸린 우물 하나. 전체적으로 무대를 적극 활용 - 동선을 무대 위에 균등히 분포. 배우들의 키 또한 치우치는 경우가 없었던 듯.
공연을 보면서 늘 느끼지만 참으로 섬세함이 필요한 일인 듯 싶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즉흥성 또한 가미됨으로 연습에 연습이 필요하고 예측 할 수 없는 것 마저 염두에 두려니 여간 쉽지 않을 것 같다. 실수는 대사 한 번 머뭇하신 것 정도.. 긴장이 되시는 배우분도 계셨을텐데 전혀 느낄 수 없었음. 안무 대사 동선 모두 몸에 밴 능숙함으로 연극하시는 모습이 상당히 멋지다. 특히나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이시는 부분은 표정 등 특히나 신경 쓰이셨을텐데 , 재미있게 보았다.
'방귀'라는 솔직히 조금은 동 떨어진 듯한 개념이, 극이 끝나고 돌아보니 솔직함 , 혹은 참아야하는 것 등 추상적 개념과 연관이 되면서 전체적 시너지가 느껴진다. 아픔과 슬픔 , 억울함 속에서도 가족 단위의 행복, 그들만의 아름다운 삶과 웃음을 그리던 모습들이 속속 기억이 나면서 - 생각만으로도 짠해지는 작품이였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작은 귀동 역을 맡으신 분의 역활변화. 할머니이셨다가 다섯살 이셨다가 다시 할머니가 되신 .. 첫 할머니 장면에서는 주름 메이크업이 상당히 진하셨는데 아이 역을 하시고 돌아오셨을때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기억의 조작인가.. 무튼 두 역을 모두 멋지게 소화하셨다. 팜플렛을 보니 안무도 맡으셨던데 멋지시다.
한 가지 의문인 것은 우물 위에 흰 천을 동동 묶어 돌아가신 영혼 분들께서 그것들을 하나씩 푸셨는데 ,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음., 대략 검색을 해보니 우리 민족이 흰색을 특별히 여긴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색과의 연관성에 대해도 조금 배우게 됨
붉은 색: 피, 생명
흰색: 병, 죽음
검정: 죽음의 지속, 흙으로 돌아감
죽기 직전, 직후 등 백색의 천으로 시신을 덮는 것이 문화.
그러고보니 한국 무용 중에서도 상당히 긴 하얀 소매를 볼 수 있는데 그것들의 이름은 장삼 (승무 춤) 과 한삼 (탈 춤)이라고 함.


공연 기획 측에서 나의 의문에 대한 답변이 오셨다 - 친절히 이메일을 써주셨다. 
' ...우물로 보신 무대세트는 솟대입니다.
바위위에 세운 솟대가 다시 보니 제 눈에도 우물로 보이네요^^
솟대에 묶인 천은 '고'라고 합니다.
고라는 것은 묶여진 매듭을 뜻하는 말이구요.
굿의 양식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원한을 풀어드리는 제의로 많이 사용됩니다.
이승에서의 맺힌 한이 고가 풀리듯 풀어놓고 맘편히 가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저희 공연에서도 억울한 원혼들이 고를 풀고 좋은 곳으로 간다는의미로 그렇게 형상화 하였습니다.... "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기획사 예술공장 두레 ! :)
 
*사진은 클릭하여 실제 사이즈로 보시기를



사진 출처 밑 기타 정보:  극단 새벽  http://cafe.daum.net/sabyuk 


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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