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 수요일
집에 도착한지 이틀, 시애틀 생각이 슬슬 나기 시작. 하지만 괜찮다. 0347시, 이렇게 시차 적응을 하지 않고 한 낮에 잠들어 새벽에 깨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새벽은 시원하고 오히려 차분하다. 오전과 이른 오후 동안 사람들을 만나거나 밖을 나가면되고, 이렇게 밤 중에는 나의 할 일을 보다 조용히 할 수 있다. 이 시같 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습관들이기에, 가족을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도 이전보다 무디어졌고, 그 특별함은 쉽게 잊혀진다.
비가 내리는 소리가 시애틀과는 다르다. 보다 리듬감있고 청량하다. 어딘가에서 바람에 봉지따위가 흔들리는 소리 또한 난다. 집에 왔다 , 잠시도 떠났던 것 같지 않아.

1937시 , 꽁치, 냉이 국, 열무김치 , 누군가 가져다 주신 상추와 쌈으로 저녁식사 - 아 짱 맛있다 .. 진심 엄마는 요리를 잘 한다. 엄마 최고. 낮에 졸리다. 시차적응하고싶지 않은데 엄마 아빠가 자꾸 깨운다 .. 무튼 오늘은 엄마아빠와 차 정비소에 다녀오고 엄마와 장을보고 안경을 맞추었다. 소아과에 전화하여 홍역 기록도 알아보고, 일 진행이 꽤나 빨리 되고 있다. 미국에서 재학 증명서를 잊고 떼어오지 않았는데 아직 엄마가 물어보지 않았다. 아직까지 다행인데 ㅎ ㅎ 언젠가는 고백을 해야겠지..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드려야겠다. 이래서 엄마가 미리미리 처리하라고 했던 것인데.. 수십 가지 중 하나 잊은 것이니 괜찮다. 마음이 진심 너무 편안하다. 맛있는 밥을 먹는 일도 행복하고 하루하루 아무것도 특별히 하지 않아도 쉽게 지나가는 것이 놀라울 따름. 내일은 도서관에를 좀 가보아야겠다. 가까운 거리도 걷기 싫은 것이, 차에 익숙해진 나의 모습이 보인다. 사실 집 밖 어느 곳도 나가고 싶지 않다 .. 누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무엇을 사고 싶은 마음도 없다. 작년은 도착 다음 날 부터 수영을 다니며 도서관도 다니고 숭숭 잘도 돌아다녔는데 이번 해는 어디도 가고싶은 마음이 없다. 특히나 차 없는 외출은 더욱 싫다. 숨쉬는 일도 편안하고, 누워서 잠이 오지 않아도 편안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냥 그냥 이렇게 시간이 이틀이나 흘렀다. 내일은 눈썹을 좀 다듬으러 나가보아야겠다. 이렇게 딱히 특별치 않은 일들에 시간을 투자하며 이번 여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뭐 편하고 좋다 하하.


6/23 목요일 d7
새벽 4시에 깨어 혼자 놀다가 도서관을 다녀와 점심을 먹었따. 낚지를 볶고 소면을 삶아 주셨는데 맛있다 .. 매일 무엇을 먹었는지가 하루의 하이라이트인 듯.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고 비가 오락가락 한 것이 바람이 제법 분다. 선선하여 긴 팔의 셔츠를 꺼내 입었다. 날씨도 덥지 않고, 평생 먹을 양의 수박이 대기하고 있으며, 엄마는 피곤하여 외식하자고 하지만 내가 집밥의 외치면 요리를 하신다. 주말에 창준이가 올 것이고 친구들도 하나 둘 만나게 될 것이다. 머리도 정리를 해야하고 공부도 자리를 잡아야한다. 급한 것이 없으며 마음이 편안하고 잠이나 실컷 자고싶다. 좋다라는 말이 입에서 머릿 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하늘에게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참으로 오랜만에 몸무게를 재었는데 충격이 가시지를 않는다 .. 내 자신에게 얼마나 소홀했는지 , 나의 건강을 챙긴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였지만 실천하지 않았음에 분명하다. 몸무게가 건강의 잣대는 아니지만 참으로 큰 요소이고 쉽게 개선 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오늘부터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사량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한다. 근래 움직이기 싫은 것이 최상의 건강이 아님은 분명하다. 한국에 있는 동안 공부와 건강, 이 두가지만 신경써야겠다고 다짐한다. 오늘부터 7일 간격씩 의식적으로 건강을 챙겨야겠다.  
플러스 , 엄마가 종종 올라와 나의 옆에 앉아 이야기를한다. 내가 요리하는 엄마 옆에 앉아 이야기하는 모습과 다를 것이 하나 없다. 이렇게 서로 이야기 할 , 들어주는 대상이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6/25 금요일 d6
시차에 조금씩 적응이 되고 있다. 4시 쯤 깨던 잠이 오늘은 7시가 지나서야 깼다. 오늘은 창준이가 주말동안 집에서 지내려 학교에서 내려온다. 창준이를 만날 생각을 하니 내 자신이 더 부끄럽다. 그 동안 잃은 객관성, 그리고 피하고 싶었던 현실에 나 자신을 외면하고 이유도 되지 않는 자만감으로 나 자신과 곧은 시선을 피했던 것 같다. 나의 주관적인 모습을 정당화하는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투자했고 , 나는 이를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역시나 나를 관심있게 봐주는 사람들과 있으니 나의 자세한 모습들도 파악이 되면서 , 그것이 기준과 얼마나 가깝고 먼지 느낄 수 있다. 어제 오랜만에 오이팩을 하며 자기관리에 소홀했던 나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 비록 특별한 관리를 하지는 않았으나 늘 관심은 있었던 나의 모습이 기억나면서 , 나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러한 모습이 창준이를 만날 생각하니 괜히 민망하고 부끄럽다. 늘 창준이에게 좋은 누나가 되는 것이 목표이자 기준이였는데 그것을 잊고 지낸 내 모습이 이제야 보인다 .. 누구보다 나 자신이게 미안하다. 다시 기운과 의지를 일으켜 움직이자.
비도 내리고 곧 창준이도 오고 , 꾸준히 해보자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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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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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 근래 듣고있는 10cm의 유난히 가사가 좋은 good night. 밤, 잠. .
현재 4/21 0243시, 이유있는 불면으로 밤을 샐 듯 싶다. 쏟아지는 기사들에 허무할 뿐이고, 느릿하던 카페도 놀란 사람들로 붐비어 서버 다운. . 그야말로 한도초과이다. 머릿 속에 우주를 넣어때 꺼낸 듯 한 두어시간이 지나가고, 정신을 차려보니 밤은 까맣고 조용하기만 하더라. 고개를  들어 세상을 똑바로 보라던, 잡 설들에 휘청이지 않도록 정신을 가다듬는다. 급 속도로 쏟아지는 글들이며 기사들, 수 만명이 소설을 쓰고 있다. 읽을 필요도 없을 뿐 더러, 부추겨서는 않되는 글들이, 무서운 속도로 올라오는 인터넷의 공간. . 한 걸음 물러서서 시간이 가라앉힌 진실만을 읽으리. . 
솔직히 나는 비교적 냉소적으로, 덤덤히 받아들이리라 생각했다. 그의 나이 40이고, 두 사람이 사랑하여 함께 생활한다는 일, 얼마나 아름다운가. 당연한 일이고, 충격이라기엔 너무나 기쁠 일이다. 하지만 이혼이라니. . 정도 모르고 토해내는 루머들, 역겹다. 앞뒤도 맞지 않는 기사들에, 혼란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그 와중, 정치적 소식을 덮으려는 양치기소년 언론의 수작 플레이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 간 국민들이 얼마나 당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일단 의심해야하는 언론의 보도들, 연예스캔들에 바로 정치기사로 눈이 간다는 사람들 - 다행인지 안타까워야하는지, 감정이 복합적이다. 물론 실속있는 기사를 쓰는 언론인들도 물론 많다. 어디나 옳음과 옳지 않음은 공존하고,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한 단면만을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지금 관심을 안고 있는 것은 분명 옳지 않은 언론을 이용하고 농락하는 더러운 기자들의 펜이다. 속이 상한다. 그가 아닌 어떤 사람이더라도, 이러한 농락을 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추측인지, 거짓인지, 오해인지 알 수 없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자들은 기자의 자격이 없을 뿐 더러 인격의 저질이다. 그의 명성을 이용하여 어떠한 목적을 취하려는 이들의 속이, 싫다.
나의 벽에 붙어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 그를 연예인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연예인 - 그를 어떠한 인물이나 사람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그의 음악과 공연, 사상들을 나에게 기운을 주는 에너지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의 멜로디, 가사, 철학, 삶의 방식들 - 나에게 허용된 범위 내의 그의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도하고, 무엇보다 큰 위로를 받았고 늘 그러하다. 나에게 소중한 덩어리, 그의 음악을 듣던 시간, 글을 읽던 시간, 위로 받았던 기억들, 감사하는 마음, 우리가 함께 모여 그라는 것을 공유 할 수 있도록 시발점이 되어준, 한 시대의 사상을 그려준, 나에게 동경을 알려준, 그 기운의 에너지의 덩어리가 부디 어디에서든 편안한 마음이였으면 좋겠다. 그 뿐이다, 그가 편안 할 수 있었으면. 그가 나에게 위로가 되었듯, 나 또한 어떠한 에너지의 일부가되어 위로이고 싶다.
혼란의 폭풍이 지나고, 시간이 사실만을 정화하여 주었으면 바래본다, 느린 음악으로, 마음을 달래며.


10cm good night
오늘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고요하고도 거친 밤공기, 바람소리, 달빛에
너의 평화롭진 않았을 것 같은 어지럽고 탁한 긴긴 하루, 너의 새벽, 빈 창가

나쁜 기억에 아파하지 않았으면, 숱한 고민에 밤새우지 않았으면
Mmm good night

또 나쁜 꿈에 뒤척이지 않았으면, 빗물소리에 약한 생각 않았으면
팔베개, 입맞춤, 따뜻한 한 이불, 나긋한 숨소리, 이젠 함께 아니지만
눈물과 외로움, 슬픔과 괴로움, 하얗게 지운 듯 깊은 잠 예쁜 꿈속에
Mmm good night


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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