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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통합 제안에 다른 생각하는 안철수-김한길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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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당은 세계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기형적인 구조로 되어있다. 정당 구조와 운영이 도무지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정당은 정강채택, 예비선거, 후보선출 등 중요한 정치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른바 오픈플랫폼 정당이다. 그러다 보니 예비선거와 후보선출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기간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국고보조금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당비와 정치기부금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만 두고 있기 때문에 정당 운영을 위한 모금에 큰 문제가 없다.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소수정당 없이 양대 정당 체제로 운영되어 왔기에 사람과 돈을 끌어 모으기가 쉽다. 그러니 당연히 국가가 나설 이유가 없다.

독일의 정당 제도는 미국과 상당히 다르다. 우리와 비슷하게 국고보조금이 있다. 하원 선거 및 유럽의회 선거에서 총 유효표의 0.5%이상, 주 의회 선거에서 총 유효표의 1% 이상을 득표한 각 정당은 득표수 4백만 표까지는 매 득표 당 매년 85센트(Cent)를, 4백만 표 이상의 득표에 대해서는 매 득표 당 매년 70센트를 연방정부나 지방정부의 국고에서 지원한다. 제도의 취지 자체가 소수정당을 보호하기 위해서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유효 표를 기준으로 국고 지원을 하지 않고 의석수 기준으로 한다. 절대적으로 소수정당에게 불리한 구조다. 제도의 취지와 정반대로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선거제도 자체도 소수정당의 출현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소수정당이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중대선거구제, 그리고 현재와 같은 비례대표제 운영이 아닌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고 총 의석수에서 비례대표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고 그나마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도 지역구 의원의 1/4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제한적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모든 선거제도를 거대정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로 만들어 소수정당의 출현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놓고 소수정당 보호를 위한 정당 국고보조금을 이들 거대 정당에게 지원하고 있다. 한마디로 앞뒤가 맞지 않는 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정당이 '국고보조금'에 안주하니 '당원들 지지' 아쉬울 게 없어


왜 이런 기형적인 정당 구조가 만들어졌을까? 현행 헌법 기조라고 할 수 있는 1987년 직선제 개헌이 철저하게 양대 정당(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여당에 비해서 정당 운영이 절대적으로 어려웠던 당시 야당이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의 개선 및 확대 속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했고, 김영삼·김대중의 야권 분열로 인한 어부지리를 노렸던 여당은 국고보조금 도입을 약속하는 대신 소선거구제와 결선투표제를 제외해 선거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선거제도와 정당운영에 있어서 소수정당이 아닌 기존 거대 정당의 기득권이 강화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당연히 원칙과 일관성이 유지될 수가 없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우리의 정당 제도와 그 출발이 비슷한 독일 정당의 경우 당원들이 내는 당비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당 기부금이 전체 재정에서 대략 40%를 차지한다. 그런데 우리 정당의 경우 여야 할 것 없이 재정의 절대적 비중을 국고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당비를 내는 당원이 미미하고 외부 기부금을 정당이 받을 수 없도록 제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당원 및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할 이유가 사실상 없다.

만일 독일 정당이 정체성 훼손과 부정부패에 연루되었다면 당비와 기부금이 급감하여 그야말로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어떤 황당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의석수만 그대로 유지하면 국고보조금이 차곡차곡 들어오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 국보위 출신 김종인이 당원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제1야당의 당권을 접수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독일에서 벌어졌다면 그 정당은 아마도 간판을 내렸을 것이다. 

지금 안철수는 기존 여야 기득권 정당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 제3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제3의 기득권 정당을 또 하나 만들어달라는 것처럼 들린다. 진정으로 거대정당 카르텔을 깨고 싶다면 제3당 뿐만이 아닌 제4당, 제5당, 제6당까지도 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하고,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방식도 의석수가 아닌 득표율 기준으로 바꿔야 하고, 정당 운영에 있어서 당비와 정치기부금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올려야만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정당을 기득권 속에 편입시켜 줄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모든 소수정당과 소수자의 권익을 대표하는 위치에 서는 것이 맞다. 그러므로 진짜로 정치개혁을 원한다면 정의당, 녹색당 등과 연대하는 것이 도리어 명분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안철수가 주장해온 것을 보면 일관성도 없고, 콘텐츠도 방향성과 디테일이 결여되어 있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개헌에 대해 우리는 4년 중임제냐, 이원집정부제냐, 내각제냐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았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기존 5년 단임제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선거제도와 정당운영은 시급히 바뀌어야 한다.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면 '소수정당 지원' 이라는 그 제도적 취지에 맞게끔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소수정당의 출현이 용이하도록 해야 하고, 기존 선거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면 차라리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를 폐지하여 미국처럼 오픈플랫폼 형태의 정당으로 바꿔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확고한 철학을 갖고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쪽으로 안철수는 이제라도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그의 정치개혁의 핵심은 87년 체제의 해체 및 소수정당 출현을 위한 새로운 체제 구축이 되어야만 한다.

대연정 하는 한 있더라도 개헌으로 정치 바꾸자던 뜻

10여 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권과 국민을 향해 대담한 제안을 했다.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헌법을 개정하여 정치를 본질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확한 진단이었고, 그 누구보다도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 본 혜안이다. 결국 그의 진의를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했던 우리는 정당구조를 개혁하는 데에 실패했고, 백년정당을 꿈꾸던 열린우리당은 스스로 개혁하지 못한 채 몰락의 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정치에 대한 생각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정당이 당원과 국민의 권익을 대변하기를 바란다면 나도 정치와 정당에 그만큼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정당도 당비와 정치기부금의 비중이 독일 수준으로 40%까지 높아진다면 당연히 당원과 국민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결국 정당 국고보조금이 국민이 낸 세금이니 그것으로 국민을 잘 모셔야 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만 맞는 이야기일 뿐 정당과 정치인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을 것이다. 기왕이면 안철수가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 폐지 및 당비와 기부금 중심의 국민정당을 스스로 실현하겠다고 앞서나갔으면 좋겠다. 현재와 같은 기형적 정당 제도를 그대로 놓아둔 채 아무리 정치개혁을 외쳐봐야 그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은 첫째도 정당개혁이고 둘째도 정당개혁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은 기형적으로 만들어진 1987년 체제를 헌법 개정을 통해 완전하게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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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이 사람은 무엇인가 싶어 자료를 찾아보았다.



안철수 (1962)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안철수 연구소 이사회의장, CLO
노리타운스튜디오 의장

서울대학교 의학 학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원 의학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 박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 공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학교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교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 학과장
일본 규슈대학교 의학부 방문연구원
해군대위
안철수연구소 창립, 대표이사
POSCO 사외이사, 이사회의장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정문술석좌교수
안철수연구서 이사회의장, CLO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아름다운재단 이사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노리타운스튜디오 이사회 의장
포항공과대학교 이사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디지털정보융합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한국컴퓨터기자클럽 올해의 인물상
청와대 자랑스런 신한국인상
제4회 한국공학기술상 젊은공학인상
제14회 인촌상
제2차 아시아 유럽 젊은 기업인 포럼 젊은 기업가상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제1회 대한민국8W사업자대상 경영부문 최우수상
등탑산업훈장
제1회 한국윤리경영대상 투명경영부문대상
제1회 대한민국 브랜드 이미지 어워드 교육부문
세종문화상 사회봉사부문
대전광역시 명예시민패

"지금 학생들은 제 학창 시절보다 호기심이나 모험심, 실력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요. 그런데 사회구조가 학생들이 안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끔 몰아가고 있어요. 그렇게 된 핵심은 학교 자체보다는 사회구조에서 찾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일자리가 2000만개 정도 필요한데 대기업이 뽑을 수 있는 건 200만개에 불과해요. 그마저도 줄이고 있죠. 대기업엔 각종 특혜를 주고 우대하다보니 중소기업, 창업은 설자리가 없어지고…. 더 심각한 건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로만 할 뿐, 사실 대기업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지 않아요. 그건 우리나라 경제발전과도 연관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패스트 팔로워’였거든요. 가진 게 없으니까 새로운 것에 도전할 여유가 없어요. 실패하면 다 날아가니까 다른 사람, 선진국이 해놓은 것 중 성공한 것을 보면서 전속력으로 쫓아갔고 성공했어요. 그러다보니 추호의 실패도 용납 않고, 실패해서 넘어지면 밟고 지나가고, 앞사람의 머리채를 잡아 쓰러뜨리고 온갖 편법을 동원했어요. 결국 대기업들은 창의적 인재 대신 시키는 대로 한 치의 오차 없이 할 수 있는 스펙과 학벌 좋은 사람을 선호해왔어요. 모든 불행이 거기서 시작된 거죠.

어떤 사람의 말과 생각은 그 사람이 아니에요. 그 사람의 행동과 선택이 그 사람이더라고요. 정치인들 보면 그렇죠. 줄곧 서민정책을 주장하던 정치인이 나중에 표결할 때 보면 부자감세에 손을 들어요. 그래서 저는 뉴스 중에서 한 글자도 안보는 것이 정치인 인터뷰죠. 그 사람 행동만 보고 판단하면 돼요.

사업을 해보니 그래요. 성공이라는 결과를 봤을 때, 내가 공헌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사회가 내게 허락해준 것이더라고요. 그런 성공의 결과는 100% 내 것이 아니에요. 그것을 독식하는 것은 천민자본주의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약탈하고, 그런 식으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잖아요. 그게 제 생각의 출발이었어요.

사업하면서 느낀 거예요. 책에서 관념으로 배웠다면 몰랐을 거예요. 제가 10년 전에 낸 <영혼이 있는 승부>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을 보면 떳떳한 게 그때나 지금이나 내 생각은 별로 바뀐 게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교수에게 바뀐 게 없다고 자랑했더니 그 분이 저더러 ‘발전성 없는 사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100년 이상 된 외국의 존경받는 기업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그 기업이 가진 핵심적인 가치와 가치판단 기준은 전혀 변하지 않았더라고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대응방식은 바뀔 수 있지만 가치관을 바꾸는 것은 영혼을 파는 것과 같다고 봐요.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죠. 내가 죽은 뒤에도 나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이 좋은 쪽으로 바뀌어 있거나, 내 책이 그때까지 남아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내가 만든 회사가 함께 사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는 거죠. 나로 인해 어떤 제도가 생겨서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면 그것 역시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죠.

한마디로 하기는 힘들겠지만 우선 우리가 받는 교육에서 보면 문제풀이 위주에 익숙해 있잖아요. 외국대학 교수님들도 그래요. 한국 학생들이 문제는 기가 막히게 푸는데 주제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완전히 막힌대요. 좋은 질문은 하지 못하는 거죠. 시대의 아이콘인 애플의 핵심은 창의성, 융합성이에요. 내가 모르지만 다른 분야도 나만큼 값어치 있다는 그 인식이 융합의 출발이죠.

스티브 잡스도 탁월한 사람이지만, 전 스티브 잡스를 있게 한 실리콘밸리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구조가 그들이 성공하게 만들었다는 거죠. 한 번 실패를 해도 다시 기회를 주거든요. 실패를 사회적 자산으로 삼는 것이 미국의 구조죠. 만약 잡스가 우리나라에서 실패했다면 그걸로 끝났을 거예요.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모두 대학 중퇴자인데 이들이 설 수 있었던 것은 학벌이 아니라 재능을 봤기 때문이에요.

예전에 도쿄대 강상중 교수님이 고민은 축복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처음엔 이해가 안됐어요. 그런데 제가 의대 교수를 그만두고 벤처기업을 창업할 때 하루종일, 6개월 내내 고민했어요. 고민이 괴롭다가 나중엔 고맙더라고요. 고민을 하면 처음엔 아무 답도 없는데, 차츰 답이 보이고 마음이 정리돼요. 자기 인생에서 어떤 게 중요하고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있게 되거든요. 그걸 알아야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어요.

내가 매번 학기 때마다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조언이 있어요. 공통적인 것을 묶어보면 우선은 첫인상보다 마지막 인상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또 하나는, 실수는 당연하다는 점이에요. 강물이 얼마나 빨리 흐르는지 아는 방법은 뛰어드는 수밖에 없어요. 계획이 아니라 가슴이 따라가는 대로 하면 그게 다 이어지고, 실패 경험조차도 자신의 인생을 지탱하고 만들어준다고 봐요.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은 해야죠. 지금도 계속되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불공정 관행은 해결해야 해요. 현행법 안에서라도 정확하고 공정한 잣대로 견제를 할 수 있다면 사실 문제는 많이 희석될 수 있거든요. 이걸 집행할 의지가 없고 실행할 능력이 없어서죠. 많은 관료가 퇴임 후 삼성 같은 기업이나 김앤장으로 가는 게 일반화돼 있어요. 관료라면 국가·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데, 나중에 평생을 보장해주는 기업 편에 서지 않겠어요? 룰과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으니 문제죠. 정부는 약탈행위를 방조하고 있었잖아요. "




음, 가치관에대한 대목은 debatable 한 듯 싶다. 가치관을 바꾼다는 것.. 방향에 따라 필요하지도 않나 싶다, 시작의 방향이 긍정적이었을 경우 가치관을 굽히며 수긍한다는 것은 좋을 것이 없겠지만 반대의 경우 역일테니.
사회에 관한 관점은 상당히 옳다고 본다. 나의 업적은 사회가 나에게 허용한 범위라는 것 - 시스템 적으로 한 사람의 범위의 틀이 정해진다는 것, 아쉽지만서도 현재 시대의 아니, 모든 시대의 구조이다. 또한 한 사람으로써 사회에 기여한다는 마인드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을 넘어선 사회적 관점으로, 나보다 넓은 범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나에게도 사회에도 인류에게도 중요하다.
또한 사람으로써 실수의 당연함, 도전의 용기, 말의 무의미함, 행동의 중요성, 마지막 인상의 중요성 등 - 보편적으로 옳은 관점을 보여준다.




안철수연구소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며... (2005)

오랜 산고를 겪고 세상에 태어난 안철수연구소가 이제 열 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5년 생존확률이 10% 정도이니 10년 생존확률은 1%일 테고, 벤처기업의 생존확률을 일반기업의 1/10 이하라고 본다면 0.1%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살아남은 셈입니다. 안철수연구소가 이렇게 살아남고 자리 잡기까지는 저와 저희 임직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저희를 지켜보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10년 전 창업을 하면서 기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의사이자 프로그래머로서 혼자 전문 분야의 일을 하는 것에는 익숙했지만 조직이나 경영에 대해서는 완벽한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제가 시작하려는 일에 대해서 저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고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면 일을 시작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소속된 구성원들이 생활을 영위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프리랜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모여서 기업이나 조직을 이루어 일하는 진정한 의미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창업을 하면서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라는 명제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었습니다.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든 다음에 그것을 판매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수익이란 목적이라기보다는 결과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수익창출이 목적이 되다보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하면서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보아 왔습니다. 어쩌면 인간사의 많은 갈등들은 목적과 결과의 혼동에서 빚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기업에서의 수익창출은 결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본질과 과정에 충실하다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는 믿음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연구소를 경영하면서 지난 10년간 세 가지를 이루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첫 번째로 한국에서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워킹 모델(working model)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지식정보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고 왜곡된 시장구조의 척박한 토양 하에서도 다음 세대를 위한 한 가닥 희망의 빛이라도 남겨놓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로 현재 한국의 경제 구조 하에서 정직하게 사업을 하더라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투명경영, 윤리경영이 장기적으로 더 큰 힘이 되는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로 공익과 이윤추구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안철수연구소 구성원 모두가 이 땅에서 숨쉬고 살아가면서 스스로 인식하고 노력해온 ‘존재 의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CEO로서 지난 10년간을 절벽을 올라가는 등반가의 심정으로 살아왔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하고 무섭지만, 위를 올려다보면 구름에 가려서 정상이 어디쯤인지 짐작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힘이 빠지면 떨어져 죽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매일 스스로에게 던졌던 두 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이 조직에 적합한 사람인가?”가 그것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질문은 다시 두 가지 질문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즉, “내게 지금의 회사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와 “내 에너지를 120% 쏟을 수 있는가?”였습니다. 등반가의 심정으로 끊임없이 자기 검증을 하면서 10년을 보낸 셈입니다.

이제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저는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지난 3년간 저희 회사에서 COO로서 능력을 검증받은 부사장에게 CEO를 넘겨주고, 저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새롭게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통념상의 직접 경영에 관여하는 회장이 아니라, 신임 CEO가 경영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저는 본연의 의미에서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주 모두를 위한 좋은 지배구조를 만들고 큰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저는 작년 초에 물러날 결심을 한 후, 지난 일년 동안 이 결심을 제 가슴속에 담아두고 차분하게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작년 초부터는 회사 운영의 더 많은 부분을 COO인 부사장에게 위임하고, 저는 큰 방향을 잡아나가면서 회사에 필요한 대외 활동을 하는 역할 분담을 해나갔습니다. 지난 해 거둔 사상 최대이자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최초의 의미 있는 성과도 이러한 역할 분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다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상태에서 다음 주자에게 CEO 자리를 물려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기쁩니다. 또한 CEO로서 살아왔던 지난 10년간의 경험과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제가 어떤 일을 마무리할 때나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는 그 때까지 배운 것들을 정리해서 책을 써왔습니다.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하기 직전에 그 전까지 7년간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고 무료 배포했던 생각들을 토대로 ‘별난 컴퓨터 의사’를 썼고, 안철수연구소의 창업부터 코스닥에 등록되기 직전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혼이 있는 승부’를 썼습니다. 최근에 발간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을 쓴 이유도 CEO를 마무리하면서 직원들과 젊은 세대들에게 제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편린들을 들려주고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앞으로 2년 정도의 계획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CEO 자리를 넘기는 것도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공부에 대한 욕심 때문입니다. 저도 몇 년 만 지나면 노안(老眼) 때문에 돋보기가 필요하게 될 텐데, 그 전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대학원에 들어가서 학생으로서 열심히 공부할 생각입니다. 이제 다시 옛날 책들을 꺼내놓고 시험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공부를 끝낸 후의 계획은 세워놓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의학, BT, IT, 경영 등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몇 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한다면, 공부를 마친 후에는 그 때의 상황에 적합한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안철수연구소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겠으며, 만약에 받아주시는 곳이 있다면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보람 있는 일일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분야의 도전에 나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http://people.search.naver.com/search.naver?sm=tab_txc&where=people_profile&ie=utf8&query=%EC%95%88%EC%B2%A0%EC%88%98&os=16267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4282131525&code=210000&s_code=af090
http://www.ahnlab.com/kr/site/main/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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