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하늘을 찔러 피가 쏟아진다.
내일은 등산을 간다. 좋은 날시가 예보되었다. 이러한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쉴 수 있는 공기, 누울 수 있는 공간, 이 따위에 감사함을 느낀다. 딱히 행복하다는 것의 정의를 알 수 없고, 자신에 대한 사랑이 충만치는 않지만, 괜찮다. 평범함을 모르겠고, 아무래도 상관 없다. '그냥'이라는 무의미함도 이제는 익숙타.
자신에 대한, 가족에 대한, 친구에 대한, 사회에 대한, 기대를 모두 접었다. 예측되는 모습들도, 상상하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생각을 줄이고, 기준도 의미도 없는 생활을 타고 흐른다. 나를 포함한 모두들 많은 것을 알고싶고, 갖고싶어하고, 자신이 아는, 가진 것들을 쏟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사람들이 토해낸 가식, 정보, 허세, 허망에 세상은 터져 피를 쏟는다. 눈을 뜨면 그 피에 덮혀 더럽혀진 세상이 보이고, 눈을 감으면 상상으로 만나는 피 비린내와 더러움은, 현실보다 역하다.
이렇게 자극적인 글로 감정을 이해하려해도, 변화가 없다. 겨우 스물둘의 나이, 벌써 무뎌지면 안되는데 말이다. 자신을 잡으려 손가락을 쥐어보지만, 빈 공기만 손틈 사이로 잡을 수 없을 뿐, 건조한 손가락들만 서로 만난다.
하아 - 감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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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고등학교 시절의 헛소리가 생각난다. 당시 친구들에게 만큼 엄마에게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황당 할 듯 했던 대화 주제는 '종교.' 종교는 기준을 정해주어 편리하지만, 확신이 없기 때문에 도피의 비겁함이라고 주장했다. 엄마는 늘 나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곤, 조곤조곤 설명해주었다, 너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 할 수 있으나, 네가 모르는 것이 많으며, 아직 시간과 배움의 기회는 많으니 마음을 닫지만은 말라고. 음, 사실 엄마는 이렇게 얘기하지는 않았다. 엄마가 뭐라 했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으나, 당시 당돌했던 나에게도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었던 대답을 해주었다.
엄마와 아빠, 이제 각자 반 세기를 산 사람들이 되었다. 그 동안 얼만큼의 행복과 시련이 있었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 왠지 나의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나의 새로운 당돌함으로 짐작해본다. 아, 나는 늘 너무나 당돌하다. 무어가 그리 당당한지, 늘 똑바로, 곧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제작년, 누군가 나에게 '모든 것을 안다는 얼굴을 하고있네요'라고 하였다.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여 전혀 부끄럽지가 않다. 당당함과 자만함의 사이에는 분명 경계가 있을 터인데, 그것을 아직 잡지 못하는 듯 하다. 역시나 어리고 황당한 나의 모습.
물론 아직 시간은 많다. 내가 그것을 깨치지 못할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이해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혹이나 다른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다. 지금껏 나의 잘난 자신감에, 너무나 괜찮다는 듯이 상처를 준 이들이 있기에, 돌아보며 미안해지기도한다. 하루에 1mm라도 나아 질 수 있는 사람이고 싶은데, 몇 년 전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의 모습, 얼만큼 걸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엄마가되어, 당찬 나의 아이를 마주했을때, 나는 무어라 대답 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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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양말 그를 보았지요.
모르는 사람을 동경함은, 습관인 듯 - 기분 좋은 습관. 생각하면 좋구, 보면 좋구, 못 보면 아쉽구, 때로 생각나고. 연애하고싶어 - 의 좋아라기보다, 음 흐믓해 - 의 좋음. 당사자가 알면 얼마나 이상할까 -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해가되지는 않으니 괜찮지 않을까 - 라고 합리화. 발로 밟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건반 소리가, 기이한 빨간 망토를 입고 나타나는 엉뚱함이, 늘 무표정인 모습이 좋을, 뿐. 좋은게 어때서 - 난 좋은데, 하하. 그나저나 고르서치를 이번 학기에 두 번 밖에 못 보았근, 휘유 쿵. 책은 읽고 있으려나, 좋아하는 나의 고르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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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toNormalforPiano/Vocal/Chords:VocalSelections
카테고리 예술/건축 > 음악 > 장르(POP,ROCK,JAZZ)
지은이 Kitt, Tom (COP)/ Yorkey, Brian (COP) (Alfred, 2009년)
상세보기

수상내역

Tony Award for Best Score
Tony Award for Best Orchestrations

Pulitzer Prize for Drama
Alice Ripley (주인공) Tonny Awards Best Performance by Leading Actress in a Musical



5th Ave Theatre 에서 Broadway Musical next to normal 을 보았습니다.
왜인지 대문자를 쓰지 않네요, 의도가 있겠지요.



5th Ave Theatre는 처음입니다.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하고, 프린트하지 않았는데, 와보니 미리 봉투에 담아두었더군요. 원래 이런건가 봅니다. 공연 초보다 보니 소소한 모든게 신기 재미있습니다.



내부촬영하다 혼났지만, 몇 장 올리자면 - 
공연장 건축의 주제는 고대 중국. 저 안에 음향장비가 들어있습니다. 대부분 나무를 깎아 지었습니다.

천정

무대가 끝난 후의 모습. 사람들이 나가고있습니다. 아주머니 흐뭇한 표정이네요.

멀리서 본 무대. 저렇게 3층 구조로 지어져있습니다. 세로로 또한 삼등분으로 나누어져있고, 계단을 통해 극 중 배우들의 동선이 매우 다양합니다.
가장 왼쪽 윗 칸은 기타 연주자가 공연 내내 앉아 연주를 하십니다. 기타는 통과 일렉을 번갈아 사용.
왼쪽 둘째 칸은 바이올린 연주자 둘
오른쪽 윗 칸은 드럼과 첼로
오른쪽 둘째 칸은 한 분 께서 피아노 / 쉐이커 / 지휘를 하십니다.
건반을 치시면서 고개로도 지휘를 하시고, 건반을 치지 않으실 때는 손으로 지휘를 하십니다. 카메라가 있어 연주자들의 호흡을 맞춥니다. 관객 쪽 위로도 화면이 있더라구요.

가장 인상적인 것이 바로 이 무대와 조명이였습니다.
배경의 빛이 파랑, 보라, 초록, 노랑, 빨강 사이에서, 서서히 넘어가기도하고, 극적인 변화의 장면에서는 한 순간에 색을 바꾸기도 합니다. 노란 전구들 또한 빛의 밝기 조절이 되어 극의 내용에 따라 어둡고 밝기가 달라집니다.


사진을 좀 퍼오자면,

크 - 유리에 그려진 눈매, 저 유리는 문처럼 열리기도 닫히기도한다.


눈이 그려진 유리는 대부분 열려있다. 이층의 양쪽과, 삼층의 가운데는, 집을 상징하는 창문과 지붕이 그려진 유리들이 있다. 저 유리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안에서는 연주자들이 있다. 안에서 악보를 읽는 빛이 있어, 연주자들이 보이지만, 조명을 비추지는 않는다.

빛이 벽에서 나오는만큼, 벽에 다가갈 수록 배우의 현상은 그림자가된다. 파아란 배경의 검은 배우의 그림자, 환상적인 장면이 속속 연출된다.




내용을 요약차면, 가족에 대한 이야기. 엄마는 조울증, 우울증 등 정신적 합병증을 앓고 있다. 의사 역할의 비중도 꽤나 크다.

3층의 남자: 아들
2층 엄마, 의사
1층 아빠, 딸, 딸의 남자친구

색깔이 매우 훌륭히 사용되었다. 배경도 그러하고 배우들의 의상 색깔이 그러하다. 엄마/아빠의 관계와 딸/남자친구의 관계가 싱크되는 경우에서 그들의 옷 색깔 또한 싱크된다. 엄마/아들의 관계가 강조될때 둘의 옷은 같은 색이고, 아들만 제외될 때에, 그의 셔츠만 다른 색이다.
사진의 장면은 마지막 장면으로, 엄마와 의사만 보라색을 입고있다. 색의 상징성은 다양하다. 극 중에서 빨강과 파랑이 가장 전형적으로 사용되며,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엄마/아들이 흰 옷을 입고 왈츠를 추던 장면. 아들에 대한 엄마의 순수하고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매우 감동적인 장면이다. 가장 아름답고 무서운 장면이기도하다.

Theme - 테마가 훌륭하다고 느꼈다. 관객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테마는 '다름과 평범함' 이다.
딸은 클래식을 전공하고싶어한다. 규율과 정석을 지키는, 전형적인 모범생. 반면, 남자친구는 재즈를 좋아한다. 클래식은 틀에 갇혀 즉흥성을 잃는다고 말한다. 딸이 말하기를, 모차르트는 미쳤었지만, 그의 음악은 논리이고, 하모니이고, 아름다움.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찾을 수 없는 경계를 이야기한다.

엄마는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를 만나고, 터무니 없이 많은 약을 복용한다. 아빠는 그러한 엄마를 사랑하고 가족을 지키려 노력한다. 서로는 서로가 자신을 이해 할 수 없음을 노래한다. 아빠는 엄마를 기다리고, 위로하고, 노력하고, 그녀의 피를 닦는다. 그렇게 그는 지쳐가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의사에게 문제가 생기면 하소연을 하지만, 의사는 'completely normal'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며, 아무런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터무니 없이 많은 약들과 치료 방법들을 사용하면서도, 모든 것은 괜찮고, 드믈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가족은 포기하지 않는다, hope 희망을 가지고, better 나아짐을 기대한다.

next to normal, 정상의 곁, 정상적이지 않지만, 그것에 가까운 것을 뜻하는 듯 하다. 정상이라, 그 누가 정의 할 수 있겠는가. 정신과 Handbook에는, 누군가를 잃고 4개월 이상 슬픔에 잠겨있는 것은 비정상의 범주라 정의한다. 자식을 잃은 엄마가, 4개월 넘도록 마음아파하는 일이, 비정상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가.

사회적으로 금지된 영역들이 있었다. 아무도 말하면 안된다고 하지 않지만, 모두들 피하려는 주제들. 선을 그어 놓고, 그것을 넘는 일을 사람들은 '안됨'으로 여긴다. 역사적으로는, 여성인권, 인종차별, 종교 등. 오늘도 물론 껄끄러움이 남아있는 영역들이다. 현 시대의 새로운 기피항목은, 극의 주제로 다루어진 정신적 질환과 동성애가 아닌가 싶다.

모든 현상을 의학적으로 설명가능타고 착각하는 의사들과, 그 말을 곧대로 믿는 대중. 그들은 질병의 환자가 아니라, 현대 의학에 대한 깊은 신뢰의 환자이다. 의사들은 약을 쏟아 먹이고, 그것을 받아 먹으며, 환자는 나아지지 않는다.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 병은 깊어 갈 뿐. 희망을 가진 것은 환자와 가족들, 자만에 찬 의학.

정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뮤지컬이니만큼, 배우들 노래를 장난없이 잘 한다. 안무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음악은 훌륭하나, 춤은 영 아니다. 딱히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전반적 작품에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 배우들의 동선은 매우 적절하다. 무대의 공간적 활용, 세트에서 볼 수 있듯이 매우 효과적이다.




배우들이 노래를 매-우 잘 한다. CD를 샀다.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의사 엄마 아빠
아들 딸 남자친구


두 장 act 1 act 2로 나누어진다




가사가 특히나 주옥같다

"Every day is just another... and another... and another...
I will hold it all together.
We're the pefect loving fam'ly
If they say we're not, then fuck 'em
The perfect loving fam'ly"


"And you play...
And you play...
And everything else goes away
Everything else goes away
Everything else goes away"


"But even if everything else turns to dirt,
We'll be the one thing in this world that won't hurt
I can't fix what's fucked up
But one thing I know I can do...
I can be perfect for you..."


"I miss the mountains
I miss the highs and lows,
All the climbing, all the falling,
All the while the wild wind blows,
Stinging you with snow
And soaking you with pain
I miss the mountains
I miss the pain

Mountains make you crazy
Here it's safe and sound
My mind is somewhere hazy
My feet are on the ground

Everything is balanced here
And on an even keel
Everything is perfect

Nothing is real...
Nothing is real..."

이 노래가 가장 좋다 - 엄마가 부르는 I miss the mountains. 약에 절어 모든 감정을 잃은 엄마.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고 노래하는, 이 곳은 안정이고 완벽이고 평온이지만, 감각을 잃어버린, 현실과 멀어진 자신의 마음을 노래한다. 비정상이라는 낙인에, 약을 먹고, 약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어느 것이 정상인지 여전히 알 수 없다.


이 작품으로 Tonny Awards를 수상한 주인공 Alice Ripley 엄마역, 목소리가 매우 독특하고 구슬프다, 기억 속에서도 절절하다 -


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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