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아르바이트를 하게되었다. Outdoor Research (OR)은 Backpacking, hiking, skiing, snowshoeing, 등등 outdoor 기어들을 파는 회사이다. Nordstrom의 일부로, 설립된지는 10년이 조금 넘은 듯 하다. 다음 Season 의 제품들을 가지고 Domestic/International Buyer들을 위해 3일 동안 Presentation 형식의 Show 를 연다고 한다. 그 중 한국 Buyer를 위한, 한인 assistant 로 고용되었다. 따라서 OR은 나를 3일 동안 고용하였다, 하하.
Show 가 있기 전에, 진행형식 등 회사에 대해 조금 더 알고싶다고 하자 나를 회사로 초대하였다.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편안한 분위기였다. Show의 스캐줄을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Conference 장의 위치, 한인 Buyer에 대한 설명 등 자세한 설명들을 듣고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더불어 회사 Tour를 시켜주었는데, 회사는 7층 건물로, 1층에는 매장이 있고, 7층은 오피스들, 그 사이는 무려 공장과 Storage가 있더라. 정부를 위해서도 물건들을 만드는데, 그러한 제품들은 State 주 내에서 만들어져야한다는 법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이 곳에서 만들고, 이 외의 제품들은 China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장갑이나 헤드기어 따위가 만들어지는 모습들을 보았는데 대부분 중국, 베트남, 멕시코 계의 노동자들이였다. 바느질 작업과 커팅 작업 등 모두 손으로 이루워지는 모습은 신기했다. 플러스 상당히 깔끔히 정돈되어있는 모습 또한 멋졌음.
어떠한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것은 J Crew 이후로 처음, 그 회사의 본사를 이렇게 가까이서 자세히 보게 된 것은 처음이다. 나를 고용한 Jackton이라는 사람은 미생물을 전공하였는데 현재 International marketing manager 자리로 일하고 있다. 회사의 전반적 분위기는 상당히 깔끔하고 편안하지만 책임감있는 느낌이였다. 회사에 대해 매우 좋은 이미지를 받았다. 이렇게 사회에 대해서 하나씩 배워가는 것 같아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다.
Show 는 다음 주, 기대된다. 샘플 등, 제품들을 선물할테니 싸이즈를 알려달라던 고용주. 무엇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등산용품이니 유용히 쓸 수 있는 것 들일테지, 기대가 된다. 하하



회사 도착, 이 때까지만해도 긴장했음 하하


화장실에 매우 친환경적인 손 타올이 있었다


오피스 입구


새로 진행되는 암벽 세트란다, 제품들을 실험하기 위한 핑계로, 놀으려고 만들었단다 허허


아직 미완성임





6/1 day 1 그 후
아, 첫 날이 끝났다. 조금은 긴장하였지만 전혀 두려울 일 없던 하루였다. 종일 한인 바이어 곁에서 통역과 대화를 나누었다.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기이한지를, 또 사회라는 곳이 얼마나 기이한지를 다시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나를 고용한 OR 의 international marketing manager 는 나에게 한인 바이어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다고 이야기하였다. 오늘 만난 한인 바이어는 미국 녀석들의 비즈니스 태도에 대해 불만을 표하였다. 서로 순조롭지만은 않은 관계인 것 같다. 서로는 대화가 통하지 않지만 중립적이고 양문화를 어느정도 수용하는 나에게는 두 파티 모두 서슴없이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정작 서로 앞에서는 별 말들이 없다 .. 아무튼, OR 측은, 한인 바이어의 구체적이지 않은 마케팅 제안서에 불만을 표했고, 한인 바이어는 OR 측의 느린 서비스와, 일본 시장이 넓어지면서 한국에 소홀해하는 것 같다는 점에 불만이 가장 컸다.
한인 바이어분에게 불만을 직접 이야기해보시는게 어떻냐고 제안하자 저 사람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거절하셨다. 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하지도 않고, 그들의 태도를 부정적으로 수용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어쩌면 전형적인 동양의 방법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어 분은 더이상 OR 에게 대화나 기대보다 그저 비즈니스만 하고싶어했다. 반면에OR 측은 한국의 시장에 대한 이해,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공유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둘의 소통은 ,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내가 고용되면서 OR 측에서 들은 바로는, 통역가라기보다 바이어가 본인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의 생각을 끌어내는, 협정의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바이어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얼만큼을 OR 측에 전달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바이어분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지만, 그저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의, 편안한 마음에 나에게 이야기를 쉽게 하셨으리라. 그러한 이야기들을 OR 측에 전달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편을 들려 하는 일이라기보다 그저 나의 의견이 그러하다. 이런 점을 고려 할 때에 나는 한인의 정서보다 서양의 정서에 가깝지 않나 생각된다. 하지만 정보와 요구사항을 공유하고, 현재의 비즈니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갈 전망들을 나누는 것이 보다 전반적인 사업에 효과적인 것 아닐까? 나의 의견에 대한 옳고 그름은 없으리라.
더불어, 바이어에게서 한인 사회문화에 대해서 조금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 본인이 수입한 물건들을 여러 매장측에 공급한다고한다. 이 또한 물주와 바이어들의 만남이 이루워지는데, 이번 OR 측의 행사와 의도는 같다 - 도매점들에게 물건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것.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다르다고한다. 오늘 OR 측의 쇼같은 경우, 제품들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많았다. 예를들어 Gaiter 를 착용하고, 흙 위를 달리는 wii 를 설치해둔다던가, 래프팅을 위한 모자를 위해 강풍 선풍기와 래프팅을 준비해두는 모습들을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다고 한다. 아무도 그러한 세팅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물주와 바이어들은 점심부터 모여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물건을 팔고 사는데에 물건을 설명하는 시간보다 개인적 bonding 을 하는 음주의 시간을 갖는다니, 이상한 일이지 않은가.
이러한 점들을 생각하며, 역시나 미국의 work ethic 이 보다 나에게 편안한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비록 잠시 뿐이였지만 J CREW 에서의 경험, 그리고 OR 에서의 경험은 참으로 재미있었다. 물론 한국의 제주도 IVY CAMP 의 경험도 재미는 있었지만, 미국의 비즈니스만큼 깔끔함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물론 회사의 규모에서 수백배의 차이가 있지만, 시스템의 기초라는 것이 애초에 한국 비즈니스에서는 약한 것 같다. 전반적인 틀과, 세부적인 규정들이 매우 부실하거나, 딱히 중요시 여겨지지 않는다. 이렇게 기준이 흐릿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결코 유쾌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졸업 후에 어디에서 살고싶냐는 질문을 물어온다. 가장 이상적인 일은 미국에서 국제기업에 취직하여, 어느정도 경력을 쌓은 후에 한국으로 발령을 받는 것이다. 오늘 바이어분도 이 이야기를 하셨지만, 사람 사는 일이 그렇게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아무튼 어떠한 일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일을 하느냐가 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솔직히 어떠한 일을 하여도, 그 시스템이 깔끔하고 환경이 유쾌하다면 즐거울 것 같다. 그 일이 한국이냐 미국이냐 사이에서는 솔직히 미국에서가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짧았지만 한국에서의 사회경험에는 술이 너무나 쉽게 포함되어있고, 그것의 비중감이 결코 적지않다. 사교또한 이제는 오히려 이 곳이 편해지는 감도 없지 않다. 이렇게 나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는 것일까 .. 결국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중간계 정도의 오지의 , 소속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 딱히 걱정되는 일은 아니지만 유쾌하지만도 않은 일이다. 물론 유학생의 인구가 늚으로써 나와 비슷한 다사회적인 인구가 늘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러한 유학파인구의 소속이 될 수 있을까, 그 또한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객관적으로 그래 보일 확률이 높다.
더불어, 오늘 미팅에는 도메스틱 국내, 그리고 인터네셔널 국제 바이어들이 모인 자리였다. 그룹을 미국 팀, 캐나다 팀, 그리고 그 외 국가들 팀으로 나누어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또한 매우 인상적이였다. 한국, 일본, 대만, 칠레, 유럽대표팀 이 있었다. 일본은 지진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한동안 등산을 기피하였지만, 등산복과 같은 옷들을 대비하여 많이 사는 바람에 매출이 늘기도 했다고 한다. 지진의 여파는 여전히 느껴지지만 크게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고한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지진의 가능성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도 하였따. 대만이 가장 흥미로왔다. 어쩌면 내가 중국에 가장 흥미를 두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중국의 outdoor sports 시장 규모는 점점커지고 있다고한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가 아직 성립되지 않았다. 물론 많은 땅이 있지만, 공적인 땅들도 개인의 소유인 곳들이 많고, 정부의 규제가 여전히 심하다고한다. 이리하여 스키와 같은 outdoor 문화를 성립하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OR 측이 중국의 문화를 바라보는 것을 보며, 얼마나 거시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아직 성립되지 않은 중국 시장이지만 그 시작을 분명히 감지하고, 정부의 개입 때문에 어려워보이는 문화육성에 기대를걸고 있었다. climbing festival 이라는 행사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움직임은 움직임이니라. 이 처럼 OR은 제품을 팔기위하여 문화를 양성하고 지지하고있었다. 칠레는 지진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으나 대부분의 혼란은 가라앉았다고 하였다. 경제는 건강하고 환경적인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수로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유럽 대표는 여러 국가들의 대표들을 모아야 함으로 미팅이 비교적 어렵다고하였다. 더불어 러시아의 정치적 움직임 또한 경제와 문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하였다. 한국 대표의 주장은 내가 번역하였다. 한국 현재 시장은 매우 경쟁적이다. 거의 모든 해외 outdoor 브랜드들이 한국에 들어와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기준이 높다. 더불어 아이템이 나오는 족족 국내 브랜드에서 유사제품을 보다 저렴한 값으로 만들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더불어 이처럼 많은 경쟁과 제품들 사이에서 브랜드 밸류와 값은 둘째이고, 첫 째는 기능이라고 한다. 또한 인터넷 쇼핑의 문화는 계속해서 자라나고 있다고도 하였다. 이렇게 세계의 국가들이 개인적인 배경과 문화를 가지고 한 자리에 모여있는 것이 신기하였다.
또한, OR 의 제품들을 보면서, 참으로 간단해 보이지만 그 사이에서 차별화 됨을 만들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이 들어가는지에대해 놀랐다. 솔직히 왠만한 방수 자켓은 비슷해 보이기 마련이다. 시장에 나와있는 방수 자켓의 수는 대여섯 쯤 되고, 그 사이에서 가격, 기능, 디자인 등을 꼼꼼히 따져 고르는 것이 고객이다. 그 사이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개별화 시키기 위해서는 특별한 '무엇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디자인 면에서 볼 때에 많이 벗어나는 것은 위험하다. 트렌드를 따라야하고 대중성이 있어야한다. 기능면에서 뛰어나는 것은 값에 큰 타격을 입히고, 가격 내에서 기능의 차별화를 두는 것에는 정도의 한계가 있다. 더불어 미세한 기능의 차이는 어떻게 마케팅되느냐가 강권이고, 대중에게 이해받기란 쉽지 않다. 매 해 비슷한 제품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 회사들도, 이렇게 미세한 것들을 연구하고 수정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어느정도 아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의 차이는 매우 컸다. 흥미로운 배움이였다.  
아무튼, 나는 이렇게 조금씩 사회에 대해서 배우고 있다. 내일도 무사히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점심 메뉴가 맛있게 나와서 좋았다 크크. 페이 또한 기대되는 바이다. 이왕하는 일 열심히 해보자 !

6/4 끝

끝났다. 일이 끝났다. Jackton도 한인 바이어 분도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미팅을 가진 듯 하였다. 둘의 한계에 대해 불만이 많은 듯한 분위기였으나, 마무리는 모두 서로의 노력과 제한적인 부분들을 수긍하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역시나 마무리가 깔금하고 정리되어야 긍정적인 전반적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듯 하다. 나의 업무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나 또한 좋은 마무리의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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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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