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 커피를 끊은지 3개월 정도가 지났다. 커피를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다. 알면서도 어제는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셨다. 꿀을 가득 담아 마시는 커피가 왜 그리 맛있는지 .. 망설임 없이 드립 커피 두 잔을 섭취한 후 잠이 들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밤을 꼬박 새리라고는 .. 그레이스 아나토미를 시즌 1 에피소드 1 부터 보기 시작하였고, 4시 쯔음 밥도 먹었다. 잠이 없는 날은 논리도 없다. 아침부터 학교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다 결국 스타벅스에 앉았다. 스타벅스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온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번창하는 만큼 소비층이 있다는 것은 당연할테지만, 신문지 맛의 음식들과 묽은 커피를 이리도 좋아 할 수 있다니 ..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확실히 사회는 감각보다 대중을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근래 소화기능이 사라졌는지 속이 좋지 않다. 배고픔은 너무나 번거롭다. 생선튀김과 고구마로 산지 2개월이 넘은 듯 하다. 마침 생선튀김이 떨어져 메뉴를 바꾸어 볼까 생각도 해보지만 딱히 넘어 갈 수 있는 음식이 없다. 냉동생선튀김은 편리하다. 맛있는 외식을 해야지 마음을 먹고도 딱히 갈 수 있는 곳은 없는 듯 하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 한 것 같은데 마땅히 아무때나 밥을 먹자 할 친구가 없다. 안타깝다.
수업 중 귀여운 친구를 사귀었다. 친구라는 단어가 어색하기는 하지만 덕분에 수업이, 학교가, 생활이 한 층 재미있어졌다. 재미없지만 개구진 농담을 즐기고 코 맹맹이 모기 목소리를 가졌다. 요상하지만 귀엽다.
백인 남자가 드립 커피에 크리머를 부어 나간다. 걸음 사이로 검은 정장바지 속의 파란 양말이 보인다, 맛 없는 커피를 마시며 귀여운 양말을 신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휴 , 북적대는 사람들에 속이 울렁거린다. 귀에 음악을 꽂아도, 틈새로 흘러들어오는 잡음에 괴롭다. 이어폰을 빼는 순간 세상의 소리는 정말이지 싫다. 눈 화장을  짙게한 고등학생들, 커피를 통으로 사가는 회사 직원들, 이 시끄러움 와중 비즈니스를 이야기하고 있는 아저씨 둘. 세상 사람들이 좋은 날이 있는가 하면 오늘은 다 싫은 날이다.
못 자서 괴롭다, 수업까지 네시간이나 남았는데 .. 왜 그랬을까 - 왜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십분만 고려했더라면 커피를 마시면 잘 수 없다는 것을 인지했을테고, 커피를 마시지 않았을텐데, 왜 몸은 정신과 분리되어 움직였을까 .. 머리가 아프다, 아 수업가기 싫어.. 휴우 그래도 모기소리 보러 가야지이 - 역시나 친구가 최고이다. 사람이라고 모두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 기운을 내자 !
글을 올린 후로 다섯 시간이 지났다, 개미스트리는 듣고 바이오는 듣지 않고 귀가. 바이오를 들었더라면, 학교에 네 시간을 더 있었어야 했음으로 도저히 그럴 수는 없었다.. 집에와서 미쳤다. 역시나 잠이 없는 하루의 괴로움이란 , 하아 정말이지 이대로 죽는 것인가 싶다. 건강이 새로운 아픔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전과는 다른, 근래 속이 좋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 식초를 과히 섭취해 속이 너무 산성이여 그런가 싶었지만 그 따위의 이유가 아니였다. 나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히 나 자신이였고, 이제는 견디기 힘든 단계에 다다른 것이다. 오히려 지금껏 버텨내준 나의 몸이 신기 할 정도이다. 하아, 오랜만에 죽음이라는 생각이 들며, 잠이 없는 하루는 살지 않은 것 만 못하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다시 자신을 잡기 위해 새로운 실천을 다짐해본다. 하루하루 건강을 위하여, 알뜰히 꾸준히 노력해보자. 살기 싫지만 힘을 내자.

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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