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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9 Accidents 사고 - 예측되지 않은 현상




나는 신호가 잔디빛으로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도 마찬가지였다. 브레이크에서 발이 미끄러지며, 그의 트럭은 나의 뒷 범퍼를 받았다. 쿵 !! 아. . 왠 날벼락. 뒷 차가 나를 박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다. 무의식적으로 뒷미러를 보았고, 커다란 트럭에 커다란 아저씨가 무표정히 들어있었다. 움직일 수 없었고, 아저씨는 내려, 나에게 다가왔다. 컨스트럭션에 종사하심이 분명했다, 옷에 묻은 페인트, 불뚝나온 배, 커다란 등치의 백인. 시동을 끄고 나의 문을 열어, 아저씨를 보자 눈물이 쏟아졌다. 놀란 아저씨는 미안하다며, 자기 잘못이라하였고, 괜찮냐고 계속 물었다. 너무 놀라서 그런거라고, 괜찮다고 나는 말을했지만 눈물이 계속 났다. 난 울고 아저씨는 기다렸고, 한 번씩 괜찮은지를 물어오셨다. 안정을 찾고 차를 도로에서 나와 주변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보험정보를 교환하고, 훌쩍거리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상당히 미안해하셨다. 아저씨의 정보를 받고, 한참을 차에 앉아 물을 마시고 숨을 쉬었다. 심장이 뛰며, 이게 sympathetic nervous system 인가 싶어 턱 아래의 심박을 짚어보기도하고 안정을 찾았다.
드는 생각은 오늘 아침 노트북만 챙기지 않았더라면 조금 일찍나왔을텐데. 두리번 거리며 느리게 운전하지 않았더라면, 매우 짧은 시간의 차이로 아저씨와 부딫치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평시처럼 고속도로를 탔더라면 이 길로 오지 않았을텐데, 아저씨를 피 할 수 있었을텐데, 왜 난 이 장소에 이 시간에 있어야 했는지. 나비효과 - 미세한 차이가 불렀을 현재의 변화.
마침 오늘 전화를 잊고 집에 놓고왔다. 전화기가 있었더라면 누군가에게 전화하여 펑펑 울었을 것이다. 놀란 것도 있지만 핑계 삼아 울고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집에와 안정, 보험회사와 통화, 클레임 만들고, 식사. 마침 엄마에게 몇 일 만에 전화가 왔다. 낮은 목소리, 딱히 기분이 좋게 들리지는 않았다. 통화 내내 저음의 소리, 수녀님에게 편지가 왔다는 이야기를 전하니 그제서야 감사하다는 말을 하시며 한 톤 높아지시던 목소리. 하아 - 일어난지 4시간 지나지 않았구나.
사고 - 예측되지 않은 일,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일어난 일. 일어나기 위해서는 나와, 아저씨와, 오늘까지 반납해야했던 도서관의 책, 아저씨 차의 길이, 아저씨 발의 위치, 오늘의 습도 따위 모든 것이 정렬되어 있어야만 했을 터인데, 우연아닌 우연, 괜히 필연이기까지 라고도 생각된다. Into the Wild 의 Hard Sun을 들으며, 씩씩하게 괜찮음을 기억한다. 아 - 후우, 휙 쿵.

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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