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서는 firenze 를 florence. 어딘가 부드럽고 애잔하다. 


낭만 그 자체였다. 가장 기대했던 곳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도 가장 눈 앞에 선한 곳도 플로렌스이다. 일정의 마지막 도시였던 플로렌스, 로마 베니스 친퀘테레의 감동이 쌓여서일까, 흐르던 드뷔시 때문일까 .. 수십번 기억해도 왜인지 플로렌스의 공기는 조금 더 느렸던 것만 같다. 


두오모의 곡선은 웅장하고도 부드러웠다. 눈을 뗄 수 없는 눈에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 지금 생각하니 오히려 슬프다. 파아란 하늘 아래 정조된 붉은 돔은 언덕과도 노을과도 닮았다.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이 부드러운 돔이 시에나 성당의 화려함을 경쟁하기 위함이었다니, 알고싶지않다. 그 뿐만이 아니었으리라, 역사의 한 이야기만으로 치부되는 예술이 슬프다. 


피렌체의 슬픈 아름다움은 왜일까. 로마의 활기, 베니스의 화려함, 친퀘테레의 푸르른 해안 여유, 그 어느 곳과도 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어딘가 현시대의 누군가와 닮아있다. 로마의 고대 제국은 너무나도 놀라웁고 그야말로 굉장하지만, 강압과 과함이 진하고. 베니스의 넘쳐 흐르는 듯 한 특별함은 조금은 부담스럽고. 친퀘테레의 신이 만들어낸 자연이라는 아름다움 또한 흔치만은 않다. 수 세기동안 닮은 지향을 공유하는 수천의 손을 거쳐 다듬어진 두오모처럼, 이 시대의 다수 또한 어려운 세기를 살고있지않나 싶다. 


보고싶은 그리운, 기억에 자주 남을, 피렌체. 

Posted by wat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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