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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 대학 교수,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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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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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05월 5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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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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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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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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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동시대를 사는 과학자들을 보며 이러한 생각들을 한다.....................
과학의 아름다움을 만난 사람은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 과학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움직이는 사람은 환상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굳이 설명하자면 특이한 쪽에 가깝죠.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과 다르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저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국가에서 치르는 시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죠. 연합고사 안보고 과학고에 갔고, 대입학력고사가 보기 싫어 KAIST에 갔죠. 운전면허 시험도 대학 졸업한 뒤 딴 거니까. 과학고에서도 전 국어와 음악을 제일 잘하는 학생이었어요. 대학에서는 도서관에 가서 방학때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을 정해서 읽었죠. 과학분야가 아닌 책이 훨씬 많았어요. 물리학은 KAIST에서 현실감 떨어지는 친구들이 선택하는 전공이었어요. 그러다가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했고 이 분야를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에 포닥(포스트닥터·박사후과정)하러 갈 때도 의대 내의 정신과로 갔어요. 돌아와보니 세상이 달라져 통섭이니 융합이니 하는 것들이 중요해졌더라고요. 그래서 특별해 보였던 것 같아요.”
“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세상이 시키는 대로 충실한 교과서적 삶을 살았어요. 술·담배도 하지 않고, 커피도 안마셨고(술과 담배는 지금도 안한다) 오락실이라는 데도 대학 4학년 때 처음 가봤어요. 기존 시스템에 대해 강한 저항감과 분노를 느끼면서 일종의 ‘삐딱선’을 타게 된 것은 대학 4학년때 실연을 하고 나서죠. 어떻게 보면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도 있는데, 전 그때까지 다른 사람들은 나같지 않다는 것을 몰랐어요. 완전한 청정지대에 살았다고 해야 하나? 날 둘러싼 시스템을 충실히 따르며 살았는데 그게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세상의 위선에 대해 적대감을 갖게 됐죠. 이후 4~5년간 방탕의 끝을 달리면서 굉장히 반사회적인 행동들을 탐닉했어요. 하하.”
“그래서 지난 2000년간 놔뒀던 것이고 이제 시작하는 거예요. 사랑이든 감정이든 웃음이든 코미디든 뭐든 사회학, 인문학, 철학이 아닌 과학이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과학을 인문학과 다른 삭막한 틀로 규정지을 필요는 없어요. 인문학과 다르지 않은, 또 하나의 분석 도구이자 틀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는데요. 영화, 사랑, 의사결정 등 기존의 과학적 시각이 손대지 않았던 것을 바라보고 분석한 것이 <과학콘서트>를 비롯한 저의 책들이죠.”
“전 그 말 ('과학 대중화의 전도사')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과학을 할 수도, 쉽게 이해할 수도 없어요. 문제를 풀고 알아가는 과정은 굉장히 고통스럽고 힘들죠. 그렇지만 과학은 문제를 풀어내고 깨달음에서 오는 경이로운 기쁨이 커요. 과학은 모든 사람들의 생사와 삶의 방식, 우주와 자연의 진실과 밀접하게 얽혀 있거든요. 그것을 엿보는 것이 과학이죠. 그래서 저는 과학이 굉장히 특별한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과학을 하는 제가 자랑스러워요. 그 벅찬 경이로움과 깨달음을 주체하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어서 책을 쓰는 거죠.”
“20세기엔 남보다 1.2배 똑똑하면 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어요. 이젠 시대가 달라졌죠. 더 똑똑한 것 대신 다른 사람 100명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요. 자신이 아는 것을 개방하고 공유하고 협동해야만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경쟁이 필요없다는 것이 아니에요. 경쟁을 붙이는 방법으로 20세기가 굴러왔다면 지금 펼쳐진 문제들은 그런 경쟁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지식인은 자신이 속한 계급의 이익을 벗어나 우리 사회 전체의 이익을 성찰하고 대변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시스템은 지식인들에게 권력을 줬지요. 그리고 그 기득권은 내가 속한 집단을 넘어서, 전체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상식을 가진 지식인에게 주어져야 하는데 그런 상식이 없는 사람에게 기득권이 주어져 있다는 게 문제죠. 지지 여부를 떠나 노무현 대통령 같은 분이 훌륭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 분이 자신의 권력을 역대 대통령처럼 행사했더라면 무난한 대통령이 됐을 텐데, 자신을 넘어서 다른 계급을 위해 애쓰고 노력했다는 점 때문에 (노 대통령을) 참된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죠."
인터뷰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5301749325&code=2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