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단상/단상과 일상 2012
꾸준함과 교수님, 예의범절
water_
2012. 6. 28. 04:43
Rothko
물리 수업 종료 2 분 전, 교수님은 여전히 이론의 증명을 계산하고 계시다. 학생들이 짐을 싸기 시작한다. 세 학생은 무려 짐을 들고 강의실을 나간다. 종이 울린다. 모든 학생들이 짐을 싼다. 교수님은 이론 증명의 마지막 계산을 마무리하신다. 분주함 가득한 강의실에 실망하신 교수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너희에게 이론을 증명하고 있고 너희는 그것을 들으러 이 수업에 온 것이다. 너희의 무례함이 너희가 얼만큼 지적으로 얕은지를 증명한다. 종이 치기 전까지는 짐을 싸짐 말거라. 이제 가세요.
사실상 시험 점수를 위해서라면 수업에 굳이 가지 않아도 된다. 백오십 ~ 이백명이 듣는 수업은 교수님의 수업 내용은 주로 조금의 역사, 대부분 이론의 증명, 그리고 약간의 예시로 구성된다. 시험 점수를 위해서라면 예시만 잔뜩 풀어도 가능하다. 그리하여 수업에 빠지는 학생들이 많다. 그리하여 교수님들은 팝업 퀴즈를 주신다, 매일 주시니 출석 점수이기도하고 퀴즈점수이기도 한 것이다. 나를 포함한 다수 학생들은 출석을 위해 수업에 온다. 몇 학생은 퀴즈가 끝나면 짐을들고 나가기도한다 ..
수 천 명의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교수가 어떠한 길을 걸었는지 알 수 없지만 충분히 존경할만한 교수인데 학생들의 무심함에 실망과 아쉬움을 느낀다. 행여 나 또한 교수 뿐 아닌 누군가의 삶을 의식 중에 무의식 중에 무시하거나 존중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나는 부지런히, 겸손히, 꾸준히 생활해야지라고 .. 되세긴다.